내가 그려보는 자화상

Shining Tree를 푸르게 키워 주실 분은 김주연 님이에요.
달라스에서 17년 동안 학원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그림을 지도해 온 선생님이자 친구가 필요한 사람들의 따뜻한 지지자입니다.
무엇보다도 주연 님은 10년 넘게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글로 엮어내는 칼럼니스트에요.
각박한 우리네 일상생활에서 한 번쯤은 멈춰 서서 삶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되는 쉼터 같은 글을 소개하는 Shining Tree 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인생에 자서전을 남깁니다. 몇 해 전에 읽었던 미셸 오바마 여사의 자서전이 생각납니다. 미국의 대통령 영부인을 지내기 전에도 법조인으로 활동한 그녀의 활기 넘치는 이미지가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전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자서전이기에 자신의 생각대로 자신의 모습을 그려내는데 과연 자신이 생각하는 나와 남이 생각해주는 나와의 괴리는 얼마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화가들이 남긴 자화상으로 그들의 살아온 인생의 색깔을, 인생의 무게를 상상해 봅니다. 그들의 인생은 어떻게 흘러갔는지—-.

인생의 족적을 따라가며 바라본 자화상으로 우리의 인생 여정을 가늠해 보고 있다 보니,  최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또 위기에 놓인 기업의 흥망성쇠의 역사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모든 주택가에 포진해있던 비디오 대여점인 블럭 버스터는 미국인들의 90%가 블럭 버스터 근처에 산다고 할 정도로 인기 기업이었습니다. 어느 일순간에 넷플릭스에 밀려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는데, 그 원인을 살펴보니 하루에 1불하는 연체료였다고 합니다. 새로 나온 영화를 빨리 대여해 주기 위해서는 연체료를 부가하여 회전율을 놓이려고 한 정책이었는데 이 정책이 발목을 잡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DVD넷플릭스 창업자 또한 비디오 하나를 연체하여 무려 40달러의 연체료를 내고는 온라인으로 비디오를 대여하는 넷플릭스를 창업을 하였습니다. 뒤늦게 연체료를 없앴지만 전체 매출의 10% 를 차지하던 수익이 주는 동시에  또 제때에 비디오를 반납하지 않아서 보고 싶은 비디오를  원할 때 못 보는 고객들이 늘면서, 연체료 없이 편리하게 대여해주는 넷플릭스로 발 빠르게 이동하여 감으로서 몰락하게 된 것입니다.

자주 오가는 대로 선상에 가까이 위치한 쇼핑센터 안에 있었던 시어즈 백화점은 이제 썰렁한 주차장의 휑한 분위기가 파산하여 지난 해에 문을 닫은 시어즈 백화점의 현 위치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1898년대에 작은 시계 점포에서 시작하여 설립되어 1970년대 미국 국민이 가전 제품을 사는 최대의 대표 쇼핑몰로 자리를 잡아 50년 가까이 유통업계 1위의 명성을 자랑했던 시어즈 백화점 또한 거대한 유통 공룡이었습니다. 

이런 시어즈가 월마트의 등장과 인터넷 쇼핑몰의 등장으로 경쟁의 파고가 심해져서 영업이 어려워지자 2005년에 Kmart에 인수 합병이 되었다가 결국은 파산 신청을 하였습니다. 2000년대 초까지 시어즈 기업의 최고 경영자(CEO)를 지냈던 아트 마티네즈는 몰락의 원인으로 100년동안 쌓여진 관료주의와 옛 시절의 영광에 갇혀서 기업 혁신의 실패를 꼽았습니다.

이렇게 개인의 삶 뿐만이 아니라 기업도 흥망성쇄가 자기 성찰에 달려 있는 듯 합니다. 개구리가 따뜻한 물에서 온도 변화를 인식을 하지 못하는 사이에 죽어가는 것처럼, 우리의 생각이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우리는 죽음의 서곡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는 않은지 자기 점검을 해야 할 시점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본국의 방송 1박2일의 멤버들의 이탈을 보면서 새삼 더 느끼고 있습니다.

히로시마 원폭으로 부모를 잃는 역경을 딛고, 막연히 창조적인 아름다움이 기쁨을 가져다 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그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거듭난 일본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 30톤의 롤러 압력으로 폴리에스터 원단에 주름을 잡아 가공하여 탄생한 ‘플리츠 플리즈’ 뿐만이 아니라 일본의 종이접기인 오리가미를 응용하여 디자인 된 백은 전 세계에서 사랑 받고 있습니다. 역경을 딛고 평생을 아름다움을 추구하여 그만의 철학을 잃지 않고 달려 온 결과 전 세계인에게 공감으로 얻어 디자이너로 성공한 그가 그린 자화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작고 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애용한 검정색 터틀넥 디자이너로도 유명세를 날린 이세이 미야케는 “디자인은 상업과 혁신을 연결시킨다” 는 그의 철학이 깐깐하기로 유명했던 스티브 잡스의 마음을 움직여서 그의 터틀넥만 고집하였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인생이 저무는 시점의 어느 날, 내가 그린 자화상 속의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봅니다.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필자가 그려져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인생을 이제야 알 것 같다는 미소를 품은 필자의 자화상이 낯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반 고흐가 그의 귀를 자른 후 그린 자화상입니다. 그는 그의 자화상에 무엇을 담고 싶었을까요?

작품명: Self-Portrait with Bandaged Ear By Vincent van Gogh (1853 – 1890)
1889, Oil on canvas, 60.5 x 50cm, London

Share :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

우리 기쁜 젊은 날, 떠나 볼까요?

만물의 영장인 인간뿐만이 아니라 모든 동물들의 삶을 보면 종족 보존의 법칙으로 후세를 보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게 이치인 것을 보면, 특별히 키운 것에 대한 공치사를 할 것도 없는데 쿨한 엄마라고 스스로 자처하던 필자도, 아이들이 성장하고 나이가 한 살 두 살 늘어나면서 그야말로 신파조로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하며 공치사를 남발 하고픈 마음이

왜 우리는 이기적일까?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옛말이 문득 생각이 나는데 옛날에는 아마 명예를 더 많이 중시했나 보다. 요즘의 세태를 보면 사람이 남기고 싶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일가도 외국에 세운 유령 회사를 통해 비자금으로 모아둔 돈이 흘러 나가 있는 것을 보면 명예는

4월의 카니발

21세기는 창의력의 시대라고 일컬어도 과언이 아닙니다. 창의력은 누구나 가지고 태어나지만 창의력이 키워지려면 주입식 교육이 아닌 창의력을 키워주는 교육 환경이 바탕이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창의력은 생각을 아이디어로 창출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머릿속에 떠오른 막연한 생각을 구체적으로 정리해서 남들과 다른 독창성을 가지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인 창의력은 급변하는 21세기에 회사의 흥망성쇠를 결정한다

의식의 반전

어느 즈음인지 모르게 나이 들어감을 인식하면서 건강과 안티 에이징이라는 문구를 접하면 더 호기심 있게 읽어보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을 느끼면서 상술에 유혹되는 건지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더 갑자기 유난을 떨면서 의식을 하게 된 건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운동을 정말 싫어하는 필자가 요즘 들어서 안 하던 스트레칭도 시작하고 운동에 관심을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어느 날 페르시아의 왕이 신하들에게마음이 슬플 때는 기쁘게기쁠 때는 슬프게 만드는 물건을 가져올 것을 명령했다. 신하들은 밤새 모여 앉아 토론한 끝에마침내 반지 하나를 왕에게 바쳤다.왕은 반지에 적힌 글귀를 읽고는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만족해했다.반지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슬픔이 그대의 삶으로 밀려와 마음을 흔들고소중한 것들을 쓸어가 버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