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쁜 젊은 날, 떠나 볼까요?

Shining Tree를 푸르게 키워 주실 분은 김주연 님이에요.
달라스에서 17년 동안 학원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그림을 지도해 온 선생님이자 친구가 필요한 사람들의 따뜻한 지지자입니다.
무엇보다도 주연 님은 10년 넘게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글로 엮어내는 칼럼니스트에요.
각박한 우리네 일상생활에서 한 번쯤은 멈춰 서서 삶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되는 쉼터 같은 글을 소개하는 Shining Tree 입니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뿐만이 아니라 모든 동물들의 삶을 보면 종족 보존의 법칙으로 후세를 보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게 이치인 것을 보면, 특별히 키운 것에 대한 공치사를 할 것도 없는데 쿨한 엄마라고 스스로 자처하던 필자도, 아이들이 성장하고 나이가 한 살 두 살 늘어나면서 그야말로 신파조로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하며 공치사를 남발 하고픈 마음이 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친정어머니께서 연세가 드시면서 작은 일에도 많이 섭섭해하셔서 필자는 나이가 들면 안 그래야지 하였는데 어머니의 연세가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섭섭해하는 싹이 터서 웅크리고 터를 잡은 기세를 보면 아무래도 범상치가 않습니다.

멀리 사는 딸이 자주 전화를 안 해줘도 내심 서운하고 모처럼 한 전화 통화에 목소리라도 시큰둥하면 짐짓 아무렇지도 않게 전화를 끊고는 결국에는 쿨한 척 못하고 서운함을 비치고는 삐쳐있다가 어머니날 카드에 사랑해요라며 속내를 표현한 말 한마디에 눈 녹듯이 서운함이 풀리는 것을 보면 어쩔 수없이 사랑이 지나쳐서 갖는 기대가 큰 까닭인가 봅니다. 연세가 있으신 어머니는 필자보다 곱으로 더 서운하실 테니 더 자상한 딸이 되어야 한다는 반성과 함께 다시 한번 샌드위치 시대인 필자의 시대를 투정해 봅니다.

운동을 싫어하는 필자를 위하여 Barre이라는 운동으로 댄스처럼 쉽게 배울 수 있다는 클럽 이용권을 어머니날 선물로 보내온 딸의 성의를 봐서라도 가서 배우는 시늉이라도 해야 할 텐데 타고난 몸치인 필자에게는 너무 높은 문턱이 아닌가 하고 벌써 포기하고픈 마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을 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는 이유는 베스트셀러 ‘운동화를 신은 뇌’의 저자 하버드 대학 정신 의학과 교수인 존 레이티 (John Latey)에 의하여 뇌에 미치는 운동의 파급 효과를 알고 나서입니다.

운동을 하면 뇌로 공급되는 피와 산소량이 늘어나면서 세포의 배양 속도도 빨라진다고 합니다. 뇌 안의 신경세포인 뉴런 역시 활기차게 기능하면서 뇌가 자극받아 학습 능력도 좋아진다는 것이 레이티 교수의 지론입니다. 그의 임상 실험에 의하면 어린이나 어른 할 것 없이 운동을 하면 집중력, 성취욕, 창의성이 증가하고 뇌의 능력이 확장하는데 실제로 아침에 ‘0교시 체육 수업’을 실시한 네이퍼빌 고교에서 학업 성취도가 2배 높아지고 스트레스 지수가 낮아지는 효과를 보아 그의 이론을 입증하였습니다.

노화 현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던 기억력 감퇴가 평균 수명이 연장되면서 치매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누구에게나 생기는 현대 사회에서 운동도 하여 건강도 챙기고 치매도 예방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운동을 극히 싫어하는 필자의 마음도 녹입니다. 실제로 주변에서 친한 친구들 중에서 치매를 둔 가족을 보게 되는데 자식도 못 알아보고 나중에는 음식 삼키는 일도 잊어버리게 되는 치매의 증상을 보면 제일 마음이 아픈 병이 치매 같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가 잉크와 펜으로 그린 바다의 어선입니다. 어떤 날씨가 펼쳐질까요? 돛을 펼칠 준비는 되었는지, 닻을 내릴 준비는 되었는지요? 그럼, 떠나 볼까요?

작품명: ‘A Fishing Boat at Sea’ by Vincent van Gogh, Ink on Paper, 1888, Private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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