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의 카네이션

Shining Tree를 푸르게 키워 주실 분은 김주연 님이에요.
달라스에서 17년 동안 학원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그림을 지도해 온 선생님이자 친구가 필요한 사람들의 따뜻한 지지자입니다.
무엇보다도 주연 님은 10년 넘게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글로 엮어내는 칼럼니스트에요.
각박한 우리네 일상생활에서 한 번쯤은 멈춰 서서 삶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되는 쉼터 같은 글을 소개하는 Shining Tree 입니다.

마더스 데이를 앞두고 어머니의 사랑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봅니다. 항상 자식의 행복을 절대적으로 빌어주는 어머니. 그런데 혹시 그런 어머니의 절대적인 사랑이 어머니의 절대적인 위상을 흔들리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는 현대가 아닐까 하는 아이로니컬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와 달리 자녀수가 한 둘로 적어진 핵가족의 현대는 지난 시대보다 더 물질적이나 정신적으로나 자녀들에게 더 풍요로운 생활을 해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물심양면으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키운 우리의 자녀들, 부모들의 사랑의 울타리 안에서 양육된 우리 자녀들은 자신을 아끼게 되며 누구보다도 귀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자란다는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남을 이해하고 희생하기보다는 자신이 먼저 이해받고 사랑받기를 원하는 사람으로 성장한 후를 생각하며 그런 성인들이 가득 찬 세상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쩌면 현대 사회에서 점점 보편화되고 있는 만혼현상, 이혼문제, 캥거루족 등의 사회현상을 풀어볼 수 있는 실마리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결혼을 해서 가정을 위해 한 가정의 남편으로서 아내로서의 책임과 희생이 부담스러운 현대의 젊은 세대들, 남녀평등으로 가정생활에서도 한치의 양보 없이 똑같은 역할 분담을 원하며 그들 스스로 만든 포근함이 없는 가정생활을 원하던 결혼 생활이 아니라며 일찌감치 포기하며 남남으로 돌아서는 현대의 젊은 세대들,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에게서 무상으로 제공되는 안락함에 안주하며 떠나기를 거부하고 부모에게 안주하는 캥거루족들 모두 우리 어머니들이 만든 현실이라면 너무 지나친 비약일까요?

정말 자녀의 행복을 위한다면 우리 모두가 자녀가 귀하면 귀할수록 남을 섬길 수 있는 사람으로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내 자녀가 조금 손해 보는 것 같더라도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랑을 받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베풀 수 있는 사람으로 키워질 때, 그 자녀는 진정 모든 이의 사랑을 듬뿍 받는 사람으로 성장하리라 생각합니다. 진정한 어머니의 사랑은 내 자녀를 낮은 사람으로 키우는 데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 길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알기에 사랑을 적절히 표현하고 자제할 줄 아는 지혜로운 어머니가 되려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과 함께, 필자도 지혜로운 어머니가 되어야겠다는 다짐합니다.

작품명: ‘Agatha and Her Child’, 1891 by MARY STEVENSON CASSATT (1845-1926), Pastel on paper, 26″ x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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